강남호빠에서 지연은 숨을 골랐다. 친구 손에 이끌려 오긴 했는데, 막상 문 앞에 서니 심장이 두근거렸다. 오늘 하루 회사에서 빡쳤던 일, 소개팅 앱에서 만난 찐따남 생각, 그냥 다 지워버리고 싶었다. ‘그래, 오늘은 나만을 위한 시간이다.’ 마담 언니의 안내를 받아 룸으로 들어섰다. 은은한 조명, 잔잔하게 흐르는 음악, 그리고 테이블 위에 놓인 영롱한 술병들. 딱 봐도 ‘여긴 급이 다르구나’ 싶었다.
마담 언니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 “편하게 계세요, 언니. 곧 애들 들어올 거예요.” ‘애들’이라는 말에 살짝 긴장했다. 듣던 대로 강남은 스케일이 다르다고 하던데.
잠시 후, 마담 언니가 룸 문을 활짝 열었다.
와… 진짜 눈이 부셨다.
무슨 모델 워킹하는 줄 알았어. 훤칠한 키에 저마다 다른 스타일의 남자들이 수십 명씩, 아니 거의 100명은 될 것 같은 인원이 일렬로 룸 안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거야. 밝은 스포트라이트 조명이 켜지면서 그들의 얼굴이 스캔되듯 눈앞을 지나갔다.
지연은 의자에 앉아 등받이에 살짝 기대고 눈을 크게 떴다. 이 짧은 순간에 골라야 한다니. 이게 바로 말로만 듣던 강남호빠의 ‘올초이스’ 시스템이었다.
마담 언니의 짧은 설명이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지연의 머릿속은 오직 하나. ‘내 맘에 드는 사람을 찾아라!’
운동으로 다져진 탄탄한 몸매, 아이돌 같은 비주얼, 배우 뺨치는 분위기… 다들 저마다의 무기를 장착하고 지연의 눈빛을 기다리는 것 같았다. 어떤 남자는 자신감 넘치는 눈빛으로 아이컨택을 시도했고, 어떤 남자는 수줍은 듯 미소 지었다. 셔츠 핏이 미친 사람, 머리 스타일이 특이한 사람,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사람… 진짜 ‘팔색조’ 같다는 말에 격하게 공감했다. [[6]]
시간이 없었다. 7초? 아니 5초 안에 결정해야 할 것 같았다. 뇌는 빠르게 스캔 작업을 시작했다. ‘탈락, 탈락, 괜찮은데? 탈락, 오, 얘 뭐야?’
수많은 얼굴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는 와중에 갑자기 딱 멈칫하게 되는 얼굴이 있었다. 맨 뒤쪽에서 걸어오던 남자였다. 화려한 옷차림보다는 심플한 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억지로 웃는 표정 대신 은은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반짝이는 다른 남자들 사이에서 유독 차분하고 진솔한 느낌. 눈빛이… 좀 달랐다. 피곤에 찌든 지연의 마음을 읽는 것 같은 따뜻함이 느껴졌다고 할까.
순간, 다른 남자들은 배경음악처럼 사라지고 그 남자에게 시선이 고정됐다. ‘그래, 너다.’
지연은 망설임 없이 손가락으로 그 남자를 가리켰다. 마담 언니가 신호를 알아채고 고개를 끄덕였다.
초이스 시간이 끝나고, 지연이 고른 남자와 함께 몇 명의 남자들이 룸 안으로 들어왔다. 나머지 수십 명의 남자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조용히 문밖으로 사라졌다. 순식간에 룸 안은 다시 조용해졌고, 아까 그 압도적인 분위기는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지연이 고른 그 남자가 테이블 앞에 앉았다. 아까 그 차분한 눈빛으로 지연을 바라보며 살짝 웃었다.
“안녕하세요, 오늘 지연님 테이블 담당하게 된… 해태사장입니다.”
초이스는 끝났고, 이제 진짜 ‘시간’이 시작이었다. 5초 만에 고른 이 사람과 오늘 밤을 어떻게 채워갈까. 기대 반, 걱정 반의 복잡한 마음이 들었지만, 일단 초이스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던 것 같았다. 그의 눈빛은 여전히 따뜻했으니까.
운동으로 다져진 탄탄한 몸매, 아이돌 같은 비주얼, 배우 뺨치는 분위기… 다들 저마다의 무기를 장착하고 지연의 눈빛을 기다리는 것 같았다. 어떤 남자는 자신감 넘치는 눈빛으로 아이컨택을 시도했고, 어떤 남자는 수줍은 듯 미소 지었다. 셔츠 핏이 미친 사람, 머리 스타일이 특이한 사람,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사람… 진짜 ‘팔색조’ 같다는 말에 격하게 공감했다. [[6]]
시간이 없었다. 7초? 아니 5초 안에 결정해야 할 것 같았다. 뇌는 빠르게 스캔 작업을 시작했다. ‘탈락, 탈락, 괜찮은데? 탈락, 오, 얘 뭐야?’
수많은 얼굴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는 와중에 갑자기 딱 멈칫하게 되는 얼굴이 있었다. 맨 뒤쪽에서 걸어오던 남자였다. 화려한 옷차림보다는 심플한 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억지로 웃는 표정 대신 은은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반짝이는 다른 남자들 사이에서 유독 차분하고 진솔한 느낌. 눈빛이… 좀 달랐다. 피곤에 찌든 지연의 마음을 읽는 것 같은 따뜻함이 느껴졌다고 할까.
순간, 다른 남자들은 배경음악처럼 사라지고 그 남자에게 시선이 고정됐다. ‘그래, 너다.’
지연은 망설임 없이 손가락으로 그 남자를 가리켰다. 마담 언니가 신호를 알아채고 고개를 끄덕였다.
초이스 시간이 끝나고, 지연이 고른 남자와 함께 몇 명의 남자들이 룸 안으로 들어왔다. 나머지 수십 명의 남자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조용히 문밖으로 사라졌다. 순식간에 룸 안은 다시 조용해졌고, 아까 그 압도적인 분위기는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지연이 고른 그 남자가 테이블 앞에 앉았다. 아까 그 차분한 눈빛으로 지연을 바라보며 살짝 웃었다.
“안녕하세요, 오늘 지연님 테이블 담당하게 된… 해태사장입니다.”
초이스는 끝났고, 이제 진짜 ‘시간’이 시작이었다. 5초 만에 고른 이 사람과 오늘 밤을 어떻게 채워갈까. 기대 반, 걱정 반의 복잡한 마음이 들었지만, 일단 초이스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던 것 같았다. 그의 눈빛은 여전히 따뜻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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